결실과 갈무리 결실과 갈무리/미산 윤의섭 서리에 챈 나무줄기 거칠거칠 딱딱하고 푸르던 나뭇잎이 단풍으로 물이 드네 열매가 숙성하여 냄새가 향긋하고 입 안에 넣으니 그 맛이 달콤하네 나무의 열매가 떨어지는 소리 겨울 먹이 위해 낙엽 속으로 숨네 서리가 올까 눈이 올까 산 새와 다람쥐.. 미산의 자작시 2011.10.13
가을 달밤 가을 달밤/미산 윤의섭 밤하늘의 달이 밝게 보이네 별들의 미소가 주위에서 빛나네 지난여름 비에 젖은 별들이 달빛에 몸을 말려 깨끗해졌고 바람에 할퀸 구름도 예뻐 졌는데 붉지 못하는 나무 이파리 열매 옆에서 무언가 속삭이네 추녀에 매달린 외로운 옥수수 귀뚜라미 우는 가을밤이 깊어지네 ....... 카테고리 없음 2011.09.14
시골길 저녁노을 시골길 저녁노을/미산 윤의섭 산밑에 자리 잡은 시골 마을로 가는 길에 저녁노을 질 때면 고개 숙인 수수 이삭은 바람에 흔들리고 콩밭에 매친 콩꼬투리에 어린 솜털이 붙어 있네 느티나무의 매미는 떠들썩하게 울고 시냇가의 개구리는 시끄럽게 우네 여름의 끝자락에 아쉬움인가? 나그네의 발길이 .. 미산의 자작시 2011.09.08
가을 나들이 가을 나들이/미산 윤의섭 꽃잎도 비에 젖은 여름을 보낸 후에 하늘 높은 가을로 청하여 가네 산이 부르면 산으로 가고 바다가 손짓하면 바다로 가네 산속의 아침에는 하얀 이슬 대접받고 바닷가의 저녁에는 석양이 반겨주네 가벼워진 몸 뒤에 그림자가 쫓으니 어디를 간다 한들 외로울 손가? .............. 미산의 자작시 2011.08.29
가을편지 가을편지/미산 윤의섭 무당벌레가 가을꽃을 찾고코스모스 꽃잎은 바람에 목욕하네 가을을 지키던 늙은호박이서리에게 편지를 쓴다 가을은 짧았어요서리님이 오신 후벌래소리 멈추고단풍 얼굴이 빨개졌어요 서리님은 하얀 이슬의 사춘인가요?서릿발이 가시 같아요아롱진 찬이슬과 다르네요속이 맑.. 미산의 자작시 2010.10.28
찬이슬 찬이슬/미산 윤의섭 서늘한 아침 공기 벌레 소리 잠잠하고 붉어지는 풀잎 끝에 찬이슬이 아롱지네 가을밤에 영글어진 이슬의 열매 청초한 속살을 가득 담아 비추네 밑씻개로 잘려난 풀잎 끝에서 절규하며 다시 매친 찬이슬이 아롱지네. ....................................................................................... 미산의 자작시 2010.10.15
추분 秋分 추분 秋分/미산 윤의섭 춘분과 2분 하여 남은 반년 시작하는 추분이라네 우렛소리가 그치고 벌레가 흙으로 창을 막으며 땅 위의 물이 마르기 시작하네 고개 숙인 벼 이삭 수확을 하고 나면 들녘 허공에 찬이슬만 내리네 ......................................................................................... 詩作노트 일.. 미산의 자작시 2010.09.27
가을이 오면 가을이 오면/미산 윤의섭 가을이 오면 맑은 바람을 맞으며 수수이삭 출렁이는 밭길을 걷고 싶어요 먹구름 덮인 하늘에 천둥소리 지르는 태풍이 길모퉁이에 서 있어요 벌초하러 가는 길에 산소 옆 키가 큰 나무가 센 바람에 꺽어 저 쓸어 저 있는 나무를 보았어요 가을이 오면 길가에 쑥꽃이 피고 농밀.. 미산의 자작시 2010.09.12
백로 白露 백로 白露/미산 윤의섭 기러기가 날아오고 제비가 돌아가며 뭇 새들이 먹이를 모는 백로 절기 돌아와도 천년 같이 긴 여름 무더운 기운이 여름 미인 꽃들의 요염과 정열에 취해 버렸나 네 어찌 가을의 청정을 잊었느냐? 초막 위의 둥근 박은 속 살을 채우고 수숫대 꼭대기엔 머리 숙인 이삭이 추수를 .. 미산의 자작시 2010.09.07
낙엽을 밟는 소리 낙엽을 밟는 소리/미산 윤의섭 나뭇가지를 떠난 잎이 아래로 향하며 무리로 춤을 춘다 낙엽에서 풍기는 인고의 냄새 찬바람이 휙 채어 간다 서리 오는날 가랑잎으로 돌아갈 때 마지막 소리를 지른다 결실을 도운 희생의 영혼 버림받고 땅에 흩어저 우는 가을의 마지막 소리 낙엽을 밟는 소리 너는 아.. 미산의 자작시 2009.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