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산의 자작시 1070

고독의 공간

고독의 공간 /미산 윤의섭 풀잎 덮인 오솔길을 홀로 걷는다 숲길 벤치의 빈자리 고독의 공간 바람이 먼저와 나를 맞는다 이슬로 세수하고 마음의 아침을 그와 함께 먹는다 생기와 탄력 삶의 건강함 창조의 즐거움을 고독에서 얻는다. ........................................................................................................................... 코로나 19 감염병 창궐로 말미암아 세계는 비대면 격리사회로 만들어지면서 사람을 만나는 것을 제한하고 있다. 그 여파로 산업이 마비되는 대변혁이 일어나고 있다. 도시 주변 숲길 공간은 비대면 활동의 공간이 되고 있어 씁쓸한 느낌이다. 나만의 공간이 있어야 하지 않을..

미산의 자작시 2020.08.23

입산 入山

입산 入山 /미산 윤의섭 바람을 먹는 산 해를 보고 구름을 찾는 산 어머니 냄새가 풍기는 유색乳色의 계류는 골짜기를 흐르네 새소리 벌레 소리는 녹음이 품고 너무나 편안한 고요는 산속의 주인일세 조약돌 틈의 숨은 물은 이기 낀 옹달샘에서 마음을 풀어 놓는다 글씨 무늬 가득한 나뭇잎들은 지혜를 새긴 듯 반짝이네 방황의 계절에서 참을 입어 보려고 산에 들어가 본다. ........................................................................................................................... 옛날의 우리 조상들은 등산이란 말 대신에 입산이란 표현을 썼다. 한 글자 차이지만 그 의미는 아주 큰 차이가 있다. 현대인들은 ..

미산의 자작시 2020.08.15

청계천의 창포꽃

청계천의 창포꽃 /미산 윤의섭 맑아진 냇물이 잔물결로 반짝이고 창포의 풋 냄새가 바람을 타네 미인의 치마 인양 곱고 우아함이 색감을 짙게 하고 가볍게 늘어진 꽃잎의 여유는 불안한 내 마음을 위로하네 유수에 떠 있는듯한 징검돌을 밟으며 이러쿵 저러쿵 볼거리가 즐겁네 ............................................................................................................... .. 청계의 징검다리 맑고 찬 물이 빠른 듯 흐른다. 물결을 할트며 바람도 흐른다. 천변에 늘어선 창포와 나무들이 푸름의 향기를 물 위에 뿌린다. 한 무리 새들이 날고 돌벽 넘어 빌딩들이 부러운 듯 넘겨본다, 벽상분수 힘차게 물줄기 내려치고 징검다..

미산의 자작시 2020.07.31

산의 정령

산의 정령/미산 윤의섭 구름을 타고 내려온 물줄기 바위에 떨어지니 비탈에 놀라 폭포가 되었느냐? 새소리 벌레 소리 바위 뒤에 숨고 바람을 부르는 폭포 소리. 용소에 굽이 도는 낙수에 흩어진다 숲으로 덮인 골짜기가 깊으니 늘어진 버들가지 실바람 빗질하듯 출렁거린다 나무 사이 오솔길 끈긴 듯 이어지고 산이 깊어진 뒤에야 산사의 풍경소리 들릴 듯 고요하다. 밤새 내린 실비에 풀잎 젖어있고 산의 정령은 이름 모를 풀꽃에 향기를 뿌린다.

미산의 자작시 2020.07.24

부화 孵化

부화 孵化/미산 윤의섭 숲속을 감도는 바람이 조용하면 둥지의 알을 품은 어미 새 바빠지네 인내의 포란 抱卵은 탄생의 묘리를 계산하며 부화의 꿈을 그리는 어미의 마음 파열의 순간 탄생의 소리 놀라움의 절정 세상에서 제일 큰 탄생의 소리로 부화의 기적에 몸을 떠네 소리보다 큰 떨림은 미지의 두려움 속에 생의 열정을 포효함이네 탄생의 울음이 산을 울리네 산울림의 파장이 산을 울리네 계류의 물소리가 따라 흐르네.

미산의 자작시 2020.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