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 秋景 추경 秋景/미산 윤의섭 가도 가도 끝이 없는 황금빛 들녘 푸른 야산이 누빈 듯 얹혀있고 구슬을 뿌린 듯 집들이 흩어있네 감골의 지붕 위는 홍시가 주렁주렁 댓골의 울 밖에는 푸른 댓잎이 소복소복 산기슭의 단풍은 오색으로 시샘하며 다홍 파랑 뽐내니 소슬바람이 설렁설렁 추수하는 .. 미산의 자작시 2012.10.12
추야 秋夜 추야 秋夜/미산 윤의섭 저 달을 보며 추석에 보았던 저 달을 보며 둥글고 맑은 달 속에는 사연의 흔적 어린 무늬를 보네 태풍의 회오리 친 상처가 있고 역경을 허우적거린 흔적도 있고 시련의 마음을 감싸려는 밝음도 있네 우수수 낙엽이 지는 밤이면 서리 찬 기운이 더욱 맵고 오곡의 낟.. 미산의 자작시 2012.10.05
추석 밑에서 추석 밑에서/미산 윤의섭 풋내가 가시지 않았는데 이슬이 차니 가을이 오고 있음을 알게 한다 억수 같은 비가 퍼붓고 태풍의 광폭한 칼날에 농어촌의 파괴된 상처로 신음이 아직도 들리는데 벼이 삭은 누렇게 익어 고개 숙이고 먼저 익은 과수의 골라 따기 새로 심은 채소밭의 거름주기 .. 미산의 자작시 2012.09.27
채운 彩雲 채운 彩雲/미산 윤의섭 태풍도 지나가고 높아진 가을 하늘 청냉한 공기 막힌 마음 탁 트이네 솜 같은 흰 구름 푸른 잎 물감 얻어 해 붉은빛으로 오색 채운 彩雲 빚어 하늘에 띄웠고 가없는 푸른 하늘 저 끝머리에 가물가물 철새 떼 줄을 지어 날아오네 아마도 상서로운 징조로 금수강산 옥.. 미산의 자작시 2012.09.11
이파리 춤 이파리 춤/미산 윤의섭 여름을 먹고 윤기나는 푸름의 절정을 이룬 이파리들이 춤을 춘다 서리 오기 전에 채엽 彩葉도 해야 하고 영글어 가는 열매에 축복의 찬사를 보낸다 산을 떠나 하늘 높이 날아오르는 흰 구름을 보고 참새 떼 따라 오른다. 미산의 자작시 2012.09.07
허실정 虛室靜 <평화로운 휴식/笑嬋 작> 허실정 虛室靜/미산 윤의섭 아무것도 없는 고요한 가을밤 흰 달이 뜨니 빈방에 빛이 드네 쓰레기 치듯이 마음을 비우면 눈 부신 햇살의 빛이 나네 비워둔 자리에 새것 놓을 생각에 고요한 즐거움이 가을밤을 밝히네. 미산의 자작시 2012.09.02
결실과 갈무리 결실과 갈무리/미산 윤의섭 서리에 챈 나무줄기 거칠거칠 딱딱하고 푸르던 나뭇잎이 단풍으로 물이 드네 열매가 숙성하여 냄새가 향긋하고 입 안에 넣으니 그 맛이 달콤하네 나무의 열매가 떨어지는 소리 겨울 먹이 위해 낙엽 속으로 숨네 서리가 올까 눈이 올까 산 새와 다람쥐.. 미산의 자작시 2011.11.07
낙엽을 밟으며 낙엽을 밟으며/미산 윤의섭 바스락 바스락 귀를 울리는 낙엽 밟는 소리 가을비 내린후 살짝 젖어 있어 마지막 윤기를 풍기고 있네 오래오래 지워지지 않는 삶이 무엇일가 일년도 살지 못하고 떨어진 애절한 여운일가 걸음걸음 뿌려진 낙엽을 밟고 또 밟아 본다 아름답게 살다가 .. 미산의 자작시 2011.11.06
낙엽 낙엽/미산 윤의섭 불타는 듯이 찬란한 단풍이 흔들어도 끄떡도 하지 않는 산은 드디어 위업의 한 절을 이룬 후에야 그의 봉우리와 능선을 다시 들어낸다 통탄의 속마음을 감추고 역사를 추억으로 간직하는 낙엽의 축전을 벌린다 가을비에 젖어드는 낙엽의 마지막 윤기를 풍기며 .. 미산의 자작시 2011.10.31
가을길 가을길/미산 윤의섭 갈대도 설렁설렁 나도 설렁설렁 냇가를 따라 걷노라면 빈논에 둥근 짚단이 허공을 지키네 미풍이 얼굴을 스치는 마을 동구 느티나무길 손에 잡힐듯한 들국화가 향기를 담고있네 들끝에 서있는 야산은 오색의 옷을 잎고 얼굴 붉히듯 단풍이 들어 찬란하네 흰구름이 한가히 떠있는 .. 미산의 자작시 2011.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