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양호 서리꽃/미산 윤의섭
삭풍에 위태로운 호반의 나무들
안개의 춤사위를 보지 않아도
서리꽃의 너울을 알 것 같아요
수평을 고집하는 검푸른 물결
오리발의 물속 헤엄 보지 않아도
유유한 물길을 알 것 같아요
해 높으면 찰나에 스러지니
나뭇가지 드러나고
물을 차듯 날아오른
오리의 비상을 알 것 같아요.
시리도록 서럽게 핀 꽃이여
눈물을 얼게 하는 서리꽃이여
수정의 맑음을 반짝이듯
수상 樹霜의 추억을 알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