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휴게실

[신춘문답]-참다운 봉사

새밀 2012. 1. 5. 08:46

 

 

[신춘문답]-참다운 봉사

                                                           미산 윤의섭
탁자에 차향이 방안을 채우고
명현의 발제 붙은 책 한 권이 놓여 있다.

손님이 물었다.
남에게 좋은 일을 하려면 어찌해야 합니까?
주인이 대답했다.
남의 마음속에 착한 기운이 가득하게
내 마음을 다하여 내어 주는 것만 한 것이 없습니다.

손님이 물었다
마음을 내어 주는 것은 돈도 들지 않고
물건도 넘겨줌이 없으니 쉬운 일이 아닙니까?

주인이 말하였다.
돈을 쓰는 것은 있는 돈을 나누어 주는 것이요
물건도 가진 것을 내어 주는 것이니
그 한계가 있는 것이며 이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쉬운 일입니다.

손님이 궁금하여 물었다.
마음을 넘겨주는 것은 돈도 물건도 주지 않는 비용이 들지 않는 일이니
이것이야말로 쉬운 일이 아닙니까?

주인이 다시 대답했다.
마음을 넘겨주는 것은 남이 받아들여야 하는 것인데
자기에게 이롭다고 여기지 않으면 이를 받아 드리지 않기 때문에
온몸과 마음을 다하여 설득하지 않으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세상의 이치입니다.

손님이 말하였다,
참 옳은 말 같습니다. 그러나 그와 같이하여도 남이 알아주지 않으면 어찌합니까?

주인이 대답하였다.
그래서 선인들은 그 성취도를 높이기 위해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덕행의 요체를 강조하였습니다.

손님이 말하였다.
그런 사람이야말로 죽은 후에 송덕비를 세워야 할 대상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