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휴게실

[신춘문답]-올바른 돈

새밀 2012. 1. 4. 07:45

 

[신춘문답]-올바른 돈

                                                            미산 윤의섭
찬 서리가 나무 등걸 하얗게 덮고
먹이 찾든 들새들이 덩굴 속으로 숨어든다.
성애 낀 유리창에 아침 해가 비치고 마주 앉은 주객의 정담이 한가롭다.

손님이 물었다.
올해는 흑룡의 해라고 말하는데 어찌하면 돈을 벌 수 있습니까?
주인이 대답했다.
간지 干支는 고대에 쓰였던 수자 일 뿐이오. 먼저 돈을 두려워해야 합니다.

손님이 말하기를
사람들은 열정을 다하여 돈을 모으는데 이를 두려워하면 돈을 모을 수 없지 않습니까?
주인이 대답했다.
돈이란 만인의 약속 표지이므로 누구나 노력하여 지혜를 보태면 얻을 수 있으나

그것에는 좋은 것과 나쁜 것이 섞여 있습니다.
나쁜 것은 그 돈을 쓸 때에 전이 되어 큰 화를 일으킵니다.

손님이 또 물었다.
그렇군요. 그 화를 면하려면 어찌해야 합니까?
주인이 말하기를
사람은 신이 아니니 그것을 다 알 수 없습니다. 다만, 그 일을 한 후에는 지나온 잘잘못을

알게 되지요. 바로 그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게 삼가는 것입니다.

손님이 물었다.
그렇게 하여도 나쁜 것이 제거되지 않았을 때는 어찌합니까?
주인이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아무리 잘하여도 돈에 묻은 때는 없앨 수 없습니다. 선인들은 살아가는 데 필요한

양만 쓰고 나머지는 타인을 위하여 씀으로써 돈의 폐해를 주리려고 애썼습니다.

손님이 다시 물었다.
그렇다면 차선의 방법은 없습니까?
주인이 대답했다.
있습니다. 남은 돈은 공금으로 모이도록 하는 것입니다.
공금은 여러 사람이 의론 후에 쓰기때문에 개인이 쓰는 것 보다 훨신 폐해가 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