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찾아 나서는 시인/미산 윤의섭
잔설이 바위 밑에
남아 있을 무렵
고개 넘어가면은
그대를 만나겠지
나그네 짐을 꾸려
동구를 나섰습니다
겨울 보리밭이
길손을 보고
초록의 미소가 진해집니다
개울의 돌 틈에서
잔빙이 놀다가
떠남이 아쉬운 듯
떠 있습니다.
봄을 찾는 바람은
이 내 속 그리움을
아는지 모르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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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 한 모금
梅花得意點群芳 雪後推尋笑雅忙 取一枝懸竹杖 歸來隧路有淸香
매화가 으쓱 모든 꽃 앞장서 피오매/눈이 온 뒤 찾아 나섰더니/뭐 그리 서두르느냐 나를 웃긴다
/가지 하나 꺾어서 대지팡이에 걸었더니/돌아오는 길 내내 맑은향을 내뿜내.
명나라 진도복의 시 인데, 지팡이를 짚고 봄을 찾아 나선 시인이 봄 처녀를 남보다 먼저 가슴에
얼싸안을 수 있는 것은 춘심의 공통어이리. 봄 찾아 나선 사람이 봄을 만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