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산의 자작시

대춘부 待春賦

새밀 2011. 2. 11.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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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라니

 

대춘부 待春賦/ 미산 윤의섭

 

산마다 골마다

눈 쌓이고 바람 찬데

나무도 울고 바위도 울고

어둠의 흐느낌

승냥이에게 물려가는

고라니가 울고 있네.

 

눈을 입고 바람을 타며

고라니 고기 먹고

긴 겨울 즐기려는

교활한 승냥이

귀신 춤을 추고 있네

 

저 산에 봄이 오면

승냥이 물러가고

훈풍에 꿀 풀 나서

고라니 새 둥지에

새끼 낳고 춤을 추는 

봄 동산을 이루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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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 한 모금

박종화는 침략 왜정 하에서, 병자호란으로 수난당하는 조선조의 봄을 갈망하는 역사소설

대춘부를 썼다. 일본 식민지배의 설움을 당하고 있는 백성에게 저항정신을 간접으로 느끼게

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역사는 되풀이되어 지금도 우리를 괴롭힌다. 광복 후 외세에 의한, 

분단된 북녘의 금역 禁域을 어떻게 해결하여야 할 것인지, 민족의 현안으로 떠안고 고민하고 있다. 

지금의 대춘부는 어떻게 써야 할지? 이념과 영웅은 해빙으로 몰하고 천심은 봄을 보내 꿀풀이

솟아나기를 어린 백성은 애타게 갈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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