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춘부 待春賦/ 미산 윤의섭
산마다 골마다
눈 쌓이고 바람 찬데
나무도 울고 바위도 울고
어둠의 흐느낌
승냥이에게 물려가는
고라니가 울고 있네.
눈을 입고 바람을 타며
고라니 고기 먹고
긴 겨울 즐기려는
교활한 승냥이
귀신 춤을 추고 있네
저 산에 봄이 오면
승냥이 물러가고
훈풍에 꿀 풀 나서
고라니 새 둥지에
새끼 낳고 춤을 추는
봄 동산을 이루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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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 한 모금
박종화는 침략 왜정 하에서, 병자호란으로 수난당하는 조선조의 봄을 갈망하는 역사소설
대춘부를 썼다. 일본 식민지배의 설움을 당하고 있는 백성에게 저항정신을 간접으로 느끼게
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역사는 되풀이되어 지금도 우리를 괴롭힌다. 광복 후 외세에 의한,
분단된 북녘의 금역 禁域을 어떻게 해결하여야 할 것인지, 민족의 현안으로 떠안고 고민하고 있다.
지금의 대춘부는 어떻게 써야 할지? 이념과 영웅은 해빙으로 몰하고 천심은 봄을 보내 꿀풀이
솟아나기를 어린 백성은 애타게 갈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