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포도의 계절/미산 윤의섭
갠 날 빛을 먹고
비가 오는 날 물을 먹고
푸른 포도 알이
주렁주렁 달렸네
태양이 훌쩍 내려와
미역을 감은
옥류의 물소리에
청포도 익어가네
우물가 샘터에
어여쁜 가인 佳人
붉게 수줍어
청포도 익기를 기다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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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作노트
이육사의 "내 고장 7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로 이어지는 청포도는 널리 알려진
문학으로 애송되고 있다. 태양이 이글거리고 장마가 지는 여름의 장엄한 기상은 창조와
파괴를 번갈아 연출하는 격동을 겪는다. 세상의 마음도 제 모습보다 하늘의 기운에
흔들리기도 한다. 그래도 이 여름을 지나며 미래의 단맛을 낼 그 청포도는 익어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