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안부 고향 안부/미산 윤의섭 부슬부슬 봄비가 내리면 향수에 젖는 봄비가 내리면 밭둑의 버드나무 순 늘이고 보리밭 무성하여 종달새 찾아오겠지 나물 캐던 미인 엄마의 고운 품 안을 고사리손으로 더듬었지 향수 어린 산기슭 까치집 짓고 솔개 뜨는 들판에도 봄 쑥이 나더이까? 미산의 자작시 2012.04.03
고독의 위로 <檀園 月下敲門圖 단원 월하고문도/ 간송미술관 소장> 고독의 위로/미산 윤의섭 잔설의 흔적으로 바위 밑이 고요한데 난초잎 저 홀로 잔월 殘月처럼 휘어젔네 봄 시름 긴 날 비에 젖은 진달래 꽃눈이 트는 소리 고요를 깨트리네 미혹의 숲에서 깨달음을 찾아 내 안의 병을 앓는 고.. 미산의 자작시 2012.04.01
망각ㄱ 忘却 망각忘却/미산 윤의섭 망각의 곡선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아래로 흐른다는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는 것일까? 잊으려 해도 잊히지 않는 악연의 기억이 지워지지 않는 분단의 저 반쪽 하늘이 주신 생의 천부 天賦를 누가 건드리는가? 숨 쉬고 먹어야 사는 것은 누구도 뺏을 수 없는데 쇄국으.. 미산의 자작시 2012.03.06
세욕 洗慾 세욕 洗慾/미산 윤의섭 대문밖에 살짝 덮인 눈 발자국 나기 전에 싸리비로 쓰러 봅니다 오솔길로 이어지는 돌담길에도 눈이 덮이고 새벽 족제비 발자국이 나 있습니다 눈을 밟는 마음은 욕심으로 묻은 때를 씻어주는 듯한 상쾌함을 느낍니다. 미산의 자작시 2012.01.27
구름의 춤 242 구름의 춤/ 미산 윤의섭 시시각각 빛을 바꾸어 어느 순간 스러지는 구름이여 흰 구름은 시를 쓰고 푸른 구름은 춤을 추네 구름과 구름 떼가 제겨워 춤을 추네 그리운 임 기다려도 오지 않으니 슬픈 부끄러움에 구름이 우네 바람의 감각만이 구름의 껍데기를 깨물고 비늘 같은 조각을 .. 미산의 자작시 2011.12.22
임을 찾아 가는 길 <옛 주막 풍경> 임을 찾아 가는 길/미산 윤의섭 나그네의 빈 마음을 주막에서 채우고 산 넘어 임을 찾아 길을 나섰네 낯을 가리는 산 까치가 푸드덕 날아가고 저녁해가 산등을 뉘엿눠엿 넘어가네 역경의 언덕은 언제 넘으며 불운의 골자기는 누구에게 묻나 지는 해 저 홀로 숲.. 미산의 자작시 2011.12.19
고국 故國 고국 故國/미산 윤의섭 삭풍에 불어진 나뭇가지들이 산산이 흩어지는 속에서 혹은 구렁텅이에 묻혀버리고 어느 것은 바람에 날아 들판으로 바다로 흩어졌다 삭풍은 영원한 것이 아니어서 봄이오면 나무 밑 줄기에서 움이 나고 깊은 속 뿌리의 힘으로 용 솟음처럼 솟아오른다 해.. 미산의 자작시 2011.12.13
나목 裸木 나목 裸木/미산 윤의섭 부끄러움을 다 떨어버리고 진실의 몸뚱이를 당당히 버티고 서 있습니다 질시와 반목이 뒤엉킨 매운 세파 추운 삶 다 씻어버리고 추운 바람에 흩날리는 초설을 맞으며 꼿꼿하게 버팁니다 긴 밤 침묵과의 해후 위로와 치유를 위해 겨울을 포옹합니다. ........... 미산의 자작시 2011.12.03
오솔길로 왔습니다 오솔길로 왔습니다/미산 윤의섭 한길로 나섰다간 자치하면 행인의 눈에 띌 터이니 나지막한 산기슭 비탈에 좁은 길로 왔습니다 한편은 돌담이 둘러 처 있어 바람막이가 되어 주었으므로 티 묻지 않고 지나올 수 있었습니다 맞은편에는 산울타리가 줄을 지어 폭이 좁고 호젓하여 .. 카테고리 없음 2011.12.01
그리움을 묻습니다 그리움을 묻습니다 /미산 유의섭 서릿발 찬 아침의 향기 풍기는 국화에 그리움을 묻습니다 빛깔과 형태로는 알 수 없는 그리움의 뿌리를 묻습니다 무언가 잊지 못하고 미련도 근심도 사랑과 열정 그리움에 쌓입니다 혹독한 침묵에도 인내와 기다림에서 그리움을 묻습니다. .......... 미산의 자작시 2011.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