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곡의 동호문답

대신과 충신들[율곡의 동호문답5]

새밀 2007. 1. 14. 11:42
[율곡의 동호문답5]
대신과 충신들/미산 윤의섭 

한즉 손님이 또 말하기를
그대가 말하는 이른바 선비란자가 그렇게한 사람이 있었읍니까
주인이 대답하기를 
있었읍니다.중훼.주공.소공이 상.주를 보좌한것이 이른바 대신
大臣이요. 영무가가 주를 구제함과 제갈량이 적을 토벌함과 
적인걸의 반정과 사마광의 혁폐 등은 충신이요
조과가 농정에 능하고 유안이 이재에 능하고 조충국이 외침을 
막는데 능하고 유이가 치수에 능하였으니 이런사례는 이른바 
간신幹臣입니다
이윤이 유신에서 밭갈이를 하였고 부열이 전암에서 노동일을 
하였고 태공이 이수에서 낛이질을 하였으니 이세사람은 세상에 
뜻이 없는것 같았으나 마침내 성군을 만나 함께 천심을 누렸읍
니다. 이는 천민을 얻어 그 도를 실천한 사람입니다.
천민의 도는 즉 대신의 도입니다.
주염계는 남계에서 산수를 즐겼고 정명돈 하남에서 벼슬하였고 
정이첨은 부릉에서 귀양살이 하였고 소강절은 낙양에서 자치하
였고 장황거는 장내에서 교수하였고 주회암은 한중에서 사관
祠官노릇 하였으니 이들은 모두 도덕을 깊이 마음에 품고 때를 
만나지 못하였으니 이는 천민天民으로서 그 도를 실행하지 
못한 사람들입니다.
신문의 성을 지키는 일과 접여의 거짓 미치광이 와 장저.걸익의 
밭가는 것은 모두 세상을 잊어버리는데 마감하였으니 이들이 곧 
은자입니다.        공자의 조수동군鳥獸同群의탄식은 전적으로 
이런사람을 말한것입니다.
그런데 학자가 벼슬하지 않음은 시대 올치 못하다는것도 아니오 
숨어사는것이 좋다는것도 아니오.참으로 학술의 부족함을 가지
고 공업부터 먼저 시행하려는 서투른 솜씨가 큰재목을 대신해서 
자귀질하다 손다치기 쉽다는 이유로 빛을 감추어 스스로 지키고 
재기才器를 간직하여 등용되기를 기다림은 자벌래가 구브림으로
서 나아가는 것을 구하는것과 같은것입니다.
예날 선비들은 이에 속하는 사람이 많았던것입니다.그대가 만일 
그들의 이름을 듣고 싶다면 칠조개漆雕開의 부류가 그렇습니다.
손님이 다시 묻기를
충신이 임금을 섬기는 데 도가 아님이 없을텐데 그대가 바른도
에 나아가고 들어옴이 있다는 것은 무슨 뜻입니까?
주인이 말하기를
이른바 도 라고 하는것을 그대가 어찌 안다는말이요?
이 도라는것은 이윤과 태공같은 사람이 아니면 얻을수 없는
것인데 어찌 충신이 감당할것입니까?
저 제갈량과 적인걸의 무리는 비록 충성이 태양을 꾀고 나라가 
그들에게 힘을 얻었지만 성현의 도를 가지고 규휼한다면 왕척
직심汪尺直尋하고 공을 헤아려 이를 꾀하는 것이 많으니 어찌 
도에 나아가고 들어옴이 없다고 할수 있겠읍니까?
주:1.조수동군鳥獸同群=세상을 떠나서 뭇짐승과 같이 사는것
   2.칠조개漆雕開=공자의 제자로 벼슬을 주어도 사양할만큼 
겸손하였다
   3.왕척직심枉尺直尋=소를 희생시켜 대를 살림.잛은것을 
구브리고 긴것을 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