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동기시대에는 지금도 불가사의한 `다뉴세문경`을 비롯하여 비파형, 세형동검 등 로마보다 1000년 앞선 청동과 아연 합금기술을 세계 정상 수준에 있었으며, 청동기 이후의 철기문화도 마찬가지다. 중국 한나라 허신의 `설해문자`에 따르면 `鐵(철)`의 옛 글자는 쇠금(金)변에 동이족을 뜻하는 `夷(이)`가 붙은 형태였다. 동의족의 쇠붙이라는 의미로 고조선의 찬란한 철기문화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유럽에서 선철에서 강철을 얻는 제련기술이 14세기인 것을 감안하면 고조선의 철기기술의 위대함에 숙연해질 정도이다. 한국에 선사시대의 문명과 역사가 있었는지조차 모르는 외국인들도 수없이 많다. 그리고 선사문명이 있었다 해도 그 수준이 세계 정상급이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더더욱 없다.
미국 시사잡지 라이프가 지난 1000년간 인류에 영향력을 행사한 10대 사건을 선정한 결과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가 1위를 차지할 만큼 `인쇄문명`은 인류역사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데, 바로 이 인쇄혁명을 일으킨 국가가 어디인가.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 금속활자인 `직지심체요절`이 있다. 금속활자뿐만이 아니라 목판인쇄인 `무구정광 대다라니경` 또한 세계 최초다. 한 가지도 어려운데 우리는 둘을 다 보유한 그야말로 최정상의 문명국가인 것이다.
세계 200여 국가에서 세계인류문화유산, 세계기록문화유산에 있어서는 대한민국은 3~4위권이니 세계 최고 수준의 문명국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는 인류 보편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 주옥같은 것들이 등재돼 있다. 무엇이 등재돼 있는지 많은 사람들은 잘 모른다. 중요한 것은 우리 국부창출의 기회는 진정 여기에 있다는 점이다. 아직까지 진검승부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 것은 좋은 것이여`라는 국수주의적 관점이 아니라 전 세계에 접목·교류·융화될 수 있는 수천 년의 찬란한 문명문화유산이다. 우리는 `자원빈국`이라는 피해의식을 지우고, `문화부국`의 관점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를 바탕으로 산업경제를 선도하고 우리 문화가 세계속에서 교류될 수 있는 엄청남 비밀병기 같은 보고(寶庫)를 유감없이 드러내야 한다. 그 어떤 나라도 이러한 무기를 지니기는 쉽지 않다.
`한국 속의 세계, 세계 속의 한국`을 수천 년간 실천해온 인류 문명국 대한민국에 태어난 우리들은 이제 한국인으로서 무한한 자부심과 자긍심을 가져야 한다. 이제부터는 인류문명에 기여해 온 우리의 찬란한 DNA를 유감없이 발휘해 나가며, 미래 지구촌 번영의 중심국가로 우뚝 서야 한다.
[홍대순 글로벌전략정책연구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