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산의 자작시

나무의 겨울 춤

새밀 2018. 2. 6. 09:28

나무의 겨울 춤/미산 윤의섭


눈 안개 덮여 있는

산줄기 이어지고
큰 나무 작은 바위
겨울의 춤 터 산록을 지킨다


계곡에 층을 이룬 어름 속에는
정한 물이 있을까 바람이 있을까
계곡의 비탈 틈에 
춤을 추고 싶은 나무가 서 있다


고난의 긴 슬픔
실향의 한 恨

만나지 못하는

두꺼운 껍데기에 덮여있어


겨울의 작은 소리
들리지 않고

울지 못해

춤을 추고 싶은 나무가 서 있다


나뭇가지 
묵은 마디의 작은 눈
정한 물 앞에
청정한 바람 어울리면
파란 싹을 잉태하고 춤을 추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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