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쇄신과 부의 양극화/미산 윤의섭
공직자에게 청렴하기를 바라는 것은 동서고금을 두고 변함이 없다.
특히 격변하는 현대사회에서 무한경쟁이라는 시장경제 구도에서 경쟁 열위에 있는
서민과 소외계층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특성이 있는데 이의 공정한 심판 위치에서
사심 없이 재배분하는 공무를 수행해야 할 공직자의 임무가 막중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압축 경제개발의 성공으로 경제 규모가 큰 나라가 되었으나 경쟁에
성공한 지식 전문인과 부유층 그리고 공직자를 포함한 기득권자의 사고의 틀이 봉건
시대의 잔재를 씻어내지 못하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수난의 역사를 경험한 국민의 재산이 곧 생존이라는 절박성을 잊지 않고 있음도 그
원인의 뿌리 노릇을 하고 있으나, 자유민주 정신에 따른 자주의 필수인 재산 소유를
벗어나는 큰 재산은 기꺼이 사회에 환원하는 지도급의 솔선수범이 매우 적은 것이
문제이다. 부와 기득권의 양극화가 심화 되어 장기화하다 보니, 국민의 지식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이 양극화의 해독을 널리 인식하게 되며 사회적 갈등이 일어나고
있는 형국이다. 이는 시급히 바로 잡아야 할 국가적 과제이다.
우국 지식인으로 동양에서 고대로부터 평가하는 두보의 시에 이르기를
"땅강아지나 개미 같은 미물들을 생각하면 단지 제가 들어갈 구멍만 구하면 될 것을
어쩌자고 큰 고래를 사모하여 그를 흉내 내어 바다로만 나가려는가.
이런 일로써 사는 이치를 깨달아야 청탁하는 일을 스스로 부끄럽게 여긴다.
이러하게 버티며 지금에까지 이르러 흙먼지 속에 묻혀 사는 것도 참아왔다.
소부(巢父)와 허유(許由)에게 못미처 부끄럽지만, 그 충심은 아직도 바꿀 수는 없도다.
괴로워 술을 마셔 자신을 스스로 달래기도 하고 큰 소리로 노래 불러 시름을 잊기도 한다.
한 해가 저물어 온갖 풀들은 시들었는데 매서운 바람은 산 언덕도 찢을 듯하다.
장안의 거리는 음산하고 험한데 나그네(두보)는 한밤중에 길을 떠난다.
서릿발에 매섭게 추워 옷의 띠가 끊어져도 손가락이 얼어 고쳐 매기도 어렵구나.
이른 새벽에야 여산을 지나니 임금 계신 곳은 저 험하고 높은 곳이겠지.
험하고 추운 허공을 가리고 벼랑과 거친 계곡을 걸어가니 미끄럽기도 하네.
여산의 온천에서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근위대의 지키는 창소리는 쨍그랑거린다.
임금과 신하는 마냥 머물러 오락을 즐기니 음악소리 하늘 높이 넓고 멀게 울려 퍼진다.
황은으로 목욕하는 이는 모두 고관 귀족들이고 잔치에 참여한 이들도 착한 백성은
아니구나.
궁궐에서 그 비단을 하사하는데, 이는 본래 가난한 집 아낙들이 만들었을 테지.
그 집의 남편과 가족을 매질하여 모질게 거둔 것을 공물로 대궐에 바친 것이리.
임금이 이 물품들을 하사한 뜻은 원래 나라를 구하고자 한 것이었는데
신하가 이 지극한 뜻을 소홀히 여겨 임금 하사품의 뜻을 어찌 그리 저버리는가.
많은 선비 조정에 가득히 넘친다지만 어진이라면 마땅히 두려워 떨어야 하리.
하물며 대궐 내의 황금 기물 모두를 위씨와 곽씨 집으로 가져갔다 하더라."
라고 한탄하였다.
이의 고사를 읽어만 봐도 국가 기강이나 공직자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리고
성공한 기득권자들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명확하지 않은가?
그 방법이 바로 사회쇄신이 될 것이다.
세계대국으로 성공한 저 미국에는 부의 사회 환원이 국가 덕목 중에 최고로 치고
수많은 기부와 독지가가 역사를 빛내고 있다. 우리는 사회 환원이 너무나 초라하고
심지어 부의 상속이 과대하여도 마음의 부담을 갖지 않는 풍조가 남아 있다.
오히려 가난한 사람이 나도 저와 같이 부를 이룬 후 세 세로 대물림하며 이 억울한
한풀이를 하겠다는 비뚤어진 소망으로 흐를 지경이다.
후세 지식층이 대거 늘어나 사회주도를 하게 되면 이러한 현상이 타도의 대상으로
손가락질할 수 있으니 미래세계에 튼튼한 사회로 거듭날 수 있는 격조 높은 사회 쇄신
운동을 펼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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