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산의 자작시

풍악무정 楓岳無情

새밀 2012. 11. 8.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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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악무정 楓岳無情/미산 윤의섭

 

기러기야 기러기야

대열 지어 날아오는 기러기야

풍악산의 단풍이 올해도 붉었더냐

은사다리 금사다리 만물상 바위틈에

홍엽이 피었더냐

풍운의 조화미가 이채로운 폭포

옥빛 물은 보고 왔느냐

세존봉에서 중첩하여 하늘을 찌를 듯한

연봉들은 여전하더냐

 

혈육이 헤어지며 눈물 뿌린 흔적

60여 해 지나면서 유명이 갈렸다면

인연의 뿌리는 어디 두고 갔느냐

 

5년 전 기회 있어 온정리에 들렀을 때

시원하게 떨어지는 구룡폭포 구경하며

혈육의 흔적 물어보니

세상이 어수선하여 아는 이가 없구나

 

잠깐 열린 관광길이 또다시 막혔으니

피맺힌 이산의 한을 누구에게 물을까

핏빛으로 물든 홍엽에 물어볼까

일만 이천 봉우리 우뚝 솟은 비로봉아

너는 아느냐

 

나 이후 저승 갈 때

산왕 山王 품격 금강산 소식을

염라 왕이 물어보면 무어라고 대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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