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 호국의 영혼/미산윤의섭
저 소나무의 푸른 기상이
그대를 닮았습니까?
비가 오지 않아 메마른 초여름인데도
현충원 산소의 푸른 잔디는
이슬이 맺혔습니다.
천둥소리 격전에 육신이 날아가고
비 궂은 하늘에
참아 날 수 없었던 영혼이여!
개마고원 구름에 가려
흙 속으로 떨어진 백골이여!
잡목에 덮였나요, 그대는 어디 계시고
이름은 어디에 두셨습니까?
어느 잡목 아래 뿌리를 의지하고
궂은 날이면 훌쩍 훌쩍 운다는
무명의 호국 영령
누가 울어줘야 할지
어디를 쳐다보고 울어야 할지
60년이 넘도록 정부의 명부에만
매달려 있는 이름뿐인 영혼이여!
혼령은 어디 있고
백골은 어디 계시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