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상정거 溪上靜居 ㅡ 겸재 정선>
산정수류 山靜水流/ 미산 윤의섭
산은 밤새워 고요하고
새벽 안개 낀 계곡에
초가지붕 희미한데
이끼 낀 돌 틈으로
물소리가 들리는 듯
고라니가 산 아래로 내려오네
고사리 나물밥에
쓴 차 달여 놓고
그대와 마주 앉아 아침을 물린 후에
채운 彩雲 틈으로 비치는
동창의 햇빛이
서책을 열고 명귀를 밝혀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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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 한 모금
宋代 唐庚의 "醉 眠"이란 시에 山靜似太古 日長如小年 / 餘花猶可醉 好鳥不妨眠
/世昧門常掩 時光簟已便 / 夢中頻得句 拈筆又忘筌
산은 태고처럼 고요하고 해는 어린 시절처럼 길다/남은 꽃에도 취할 만 하고 새소리 잠을
방해하지 않네/ 세상일 어두워 문을 닫았지만, 시절은 벌써 돗자리가 편할 때 /꿈속에서
좋은 구절을 자주 얻어도 붓을 잡으면 다시 잊어버리네/라는 글에 나오는 산정일장 山靜日長
이란 숙어가 조선 시대의 글과 그림 소재로 널리 유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