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어느날-秋日/미산 윤의섭
검어지는
바다 위를
저녁노을이 비추고
마지막
빛을 내는
파도만 출렁인다
이 시름을
누구와
얘기할까?
해안가
산책로에
지나는 이 드물고
가을 밤
바람에
갈매기 우는소리.
2009.10.14.

詩作노트
返照入閭巷(반조입여항)
憂來誰共語(우래수공어)....
쓸쓸한 가을날 저녁노을이 마을을 붉게 물들이는데
근심이 있는데도 누구하고 의론할 사람이 없구나.
하고 옛 시인 경위(耿 湋)는 읊었다.
불타는 듯한 저녁노을이 비출 때 그리고 슬쓸히 저물어가는 가을날에
같이 감상하여줄 주위의 벗이 없으면 그 자연의 풍광도 의미가 없다.
이 고독을 어찌할까?
주위의 벗들을 소중히 아끼며 보듬어 주면서 이 풍성한 가을을 더불어
만끽 하며 지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