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산의 자가 수필

오산 필봉에 올라수

새밀 2019. 9. 30. 11:01

오산필봉에 올라(烏山筆峰登高)/미산 윤의섭 

 

광교산 줄기가 남으로 내려오며 오산에 이르니 그동안 따라온 오산천이 휘감아 바야흐로

평야가 펼쳐지려는 경계 지점에 우뚝하게 서서 사방 수십 리(십리=4km)를 조망하는 산이 있다.

뾰족한 봉우리가 높지 않은 가까운 거리정의의 글을 쓰고 방금 세워놓은 붓끝이 솟아

있는 듯 하다. 이산을 필봉산이라 하고 오산시의 주산이다.

200여 년 전 조선 정조가 화산에 있는 아버지 사도세자 능행 효정행차 십 수차레 하였는데  

남향수려한 야산 봉우리들이 보이고 새떼가 날아 오르는 광경을 기이하게 여겨 이 근처 오미

(梧美) 까지 행차하여 현지인과 교감하였으며, 필봉을 비롯한 주변 산들이 수려하부드러우며

순한 기운을 풍기고 있어 인심이 온후함과 아름다운 고장이 되어 있음을 찬탄하였다.

마침 이곳에 대사헌 공서린이 은거하며 서당을 내고 주민교화에 힘쓰다가 돌아가신 후 그

리에 은행나무만 쓸쓸히 남아는 촌노의 말을 듣고, 정조는 공자의 후예로 이곳에 인연이

맺어지니 공자를 모시는 궐사를 짓고 후학을 기르도록 어명을 내려 궐리사를 창건하게 되었다.

 

남향에 넓은 평야에 넉넉함을 품고 있는 필봉의 품에 안긴 오산시는 북쪽 수원 광교산의 줄기가

굽이굽이 내려오며 어떤 곳은 땅으로 숨었다가 다시 솟아오르며 그 영기를 뻗어 필봉산에 이르른

형국이다. 수원 광교와 오산 필봉 사이 지상 지하에 흐르는 영기는 마침내 세계 제일의 반도체 산업

의 융흥지로 빛나고 있다. 매탄 기흥 반월의 3룡이 그것이다. 또 남쪽 평택에 새로 태어난 용(반도

체)이 떠오르고 있으며, 동으로 원삼에 미래의 용(반도체)이 잉태하는 소리가 들린다.

이곳들은 모두 필봉에서 보이는 3십 리 내외에 있다. 과거 세마대, 유엔초전지의 요충이 명승으로

전해짐과 같이 현대에도 오산은 산업의 요충으로 우뚝하다.

 

게 흐르는 오산천이 이 산과 더불어 오산을 이롭게 하면서 흘러가고 또 흘러가며 서해를 향하여 

흐르고다. 야산의 계곡이 많은 지형이 끝나고 평야로 나아가는 교차점이라는 지세의 특성으로

먹이가 풍부하고 새집에 알맞은 산골이 있으니 살기 좋은 환경으로 새들이 군집하는 현상을 보인

것이다. 오산이란 이름도 예로부터 새를 하늘과 연결해주는 '매개 체'로 보고 삼족오(三足烏)라는

영물로 전해지고 있으며, 까마귀 오(烏)를 새의 대표 상징으로 삼은 것이 아닌가 한다.

오산(烏山)의 연원은 아마도 이 지역의 군집하는 새를 보고, 즉, 오산(烏山)으로 불리게 된 것이

아닐까? 사료된다. 뚜렷한 역사기록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상상해 본다.

100여 년 전 철도건설 할 때 이 지역이 수원군 성호면이였으나 주변 오산리 노인의 말을 듣고 철도

인이 오산역이라 명명한 것으로 전한다. 이러한 일화는 인근의 병점역(떡전거리), 군포역 기타

여러 곳이 있음을 본다. 그 후 철도역세권이 발전하면서 성호면> 오산면> 오산읍> 오산시로 변천

한 것이다. 도시발전은 철도 역세에 따라 발전한다. 현대 오산역. 오산대역, 세마역, 서동탄역 4개의

역세권으로 오산 도시발전을 이루고 있다.

 

필봉산 주위에 죽미(竹美), 송미(松美)와 오미(梧美)라는 말은 산세의 아름다움 즉 삼미(三美)의 표

현으로 이곳을 삼미동(내삼미동, 외삼미동)으로 부르게 된 요인도 된다. 또 삼미동을 원주민들은

'새밀'이라 부른다. 이 이름도 이곳이 마을이 새로 형성되면서 부르기 시작한 새마을> 새말> 새밀로

발음변화로 생성된 옛날 마을 이름으로 보인다. 안새밀 바깥새밀로 부른다.

 

필봉 산록에는 소나무가 울창하고 푸르며 필봉 앞에 애기봉 5형제가 수청동앞까지 예쁘게 줄이어

있었으나 3봉은 수청동, 내삼미동 주택단지 공사로 없어지고, 2개의 애기봉만 남아 있다.

'아스달 연대기' 촬영세트장 관광으로 운영되는 필봉산 기슭에는 이 두 애기봉이 남아 다.

또 오산은 위와 같은 지역의 특성으로 말미암아 농산물 특산품 거래와 집산이 활발하여 경기 남부

수원 오산 평택의 3대 거점 중심도시로 발전하여 왔다.

오산 필봉의 문화와 산업 도시로 발흥하는 아름다운 면모를 보면서 산상에서 느낀 벅찬 가슴을

오산천의 맑은 물에 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