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

고속철도 기술은 날로 발전해 시속 500㎞를 넘었다. 문제는 공기저항과 레일·바퀴의 점착력을 해결하는 것이다. 이를 극복하려는 기술이 자기부상열차다. 일본이 지난해 시속 600㎞가 넘는 자기부상열차 상용화에 성공했다. 하지만 공기저항과 열차를 선로에서 띄우는 전기 비용, 궤도 건설비 등의 어려움은 여전하다.
이런 한계를 단숨에 뛰어넘는 아이디어가 공기저항을 없앤 하이퍼루프(hyperloop)다. 자기부상열차가 진공에 가까운 0.001기압의 튜브터널 안에서 시속 1200㎞ 이상으로 달리는 ‘총알 열차’. 지난해 라스베이거스 사막에서 시험주행에 성공한 그 기술이다. 튜브터널 속의 캡슐형 객차는 마하 1.06(시속 1280㎞)까지 달릴 수 있다고 한다. 441㎞인 경부선을 16분 만에 주파할 수 있는 속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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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퍼루프가 가장 먼저 달릴 곳은 중동 지역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튜브터널뿐만 아니라 모든 선로에 자기장 코일을 깔려면 초기 비용이 많이 드는데 여기에 중동의 ‘오일 머니’가 적격이라는 것이다. 어제는 머스크가 “워싱턴DC와 뉴욕을 29분 만에 주파하는 하이퍼루프에 대해 첫 구두 승인을 받았다”고 밝혀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막대한 개발비와 유지비, 지진 등 외부 위험, 대피처, 고장 대응 등 한두 가지가 아니다. 땅이 넓은 나라는 괜찮지만 한국 같은 데선 또 다른 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다. 정치인들이 자기 지역구에 정차역을 요구할 게 뻔하다는 것이다. 고속철 노선이 뱀처럼 구부러진 이유도 그 때문이었으니,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