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산의 자작시

잔설의 계절

새밀 2014. 2. 23. 11:25

잔설의 계절/미산 윤의섭

 

봄이 오는 듯 순한 날씨에

잔설 틈에서 생명의 요정이 솟아오른다

 

백두대간 동쪽에는 폭설이 짓궂어

지붕을 무너트리고 인명을 앗아가네

 

금강산 이산가족 만남의 설렘도 잠시이고

기약 없는 헤어짐을 강요하는 우수광대여

 

60년 눈물 흘린 꼬부랑 할매의 지팡이

또다시 헤어지는 반역의 이산 연극

 

숯같이 검어진 움푹 팬 가슴 팍을

누구에게 보일까

잔설아 녹기 전에 너는 보아두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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