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곡의 동호문답

세종의 성업은 이어지지 않고[율곡의 동호문답10]

새밀 2007. 1. 25. 16:22
[율곡의 동호문답10]
세종의 성업은 이어지지 않고/미산 윤의섭

손님이 물었다
당대의 정치를 논의해 주었으면 좋겠읍니다.
손님이  말하기를                         그렇게 하지요.
손님이 말하였다.
이제 금상이 계시고 어진사람들이 있으니 백성들은 기쁘게
태평을 그리워 함이 3년(선조3년)이 되였읍니다. 인생의
곤란함과  풍속의 천박함 과 기강이 해이함과 선비들의 학
습이 바르지 못함은 하늘이 기뻐하지 아니하여 재해가 때가
없고 천기가 변괴를 보임은 무슨 까닭입니까?
주인이 이마를 찌프리고 있더니 쉽게 말할수 없읍니다. 하니
손님이 말하기를 그렇다 하더라도 시험삼아 말해주기 바랍
니다.   하였다.
주인이 대답하기를
내가 그대를 위해서 근본을  소급해서  극언을 하려고 합니다.
우리태조는 왕씨의 쇠운을 이어서 신무로서 왕위를 받은 임금
이시고 정통의 임금 가운데 세종이 계신데 세종같은 성인은
전조에는 없었읍니다.나라를 평안케하여 천기가 순조로웠고
유교를 숭상하고 도를 중히 여겨 인재를 기르고 예악의 법을
후세에 보였으니 우리나라 만년의 복조는 세종에서 처음으로
기초를 마년한것입니다.  오직 한스러운것은 위의 요.순과 같은
임금이 있었으나 직稷과 계契와 같은 신하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허조와 황희같은 사람은 뛰여난 사람이지만 백성이 잘살고 번성
하는데 그치고 세상을 바르게 다스리는 도는 끝내 상商. 주周에
부끄럽게 되였으니 여기서 부터 뜻있는 사람들의 한탄이 일어난
것입니다.
문종은 일직이 돌아가시고 혜택이 끝을 보지 못한체 전하여
성종에 이르렀으니 자질은 천고에 뛰여나서 참으로 우리나라의
성주 이셨읍니다. 그러나 딩시의 신하들이 용렬하고 무식해서
임금앞의 강의에서 성정무심性情無心의 주장까지 나오게 되였으
니 다시 무엇을 바라겠읍니까?   그당시는 태평한지 오래라 나
라가 부하고 백성이 넉넉하여 대소 신하들이 나라를 생각치않고
헛되게 노는데 만 뜻을 두어 풀어짐을 좋아하고 규율함을 싫어
하여 책임없이 따라함을 즐겨하니 비록 유능한 임금을 맞았으나
융성한 치화治化를 볼수없어  그 풍류.세속의 폐해가 지금까지
이르렀으니 이때의 뜻있는 사람의 개탄이 또 나오게 되였읍니다.
중종은 연산의 잔혹한 정치에뒤를 이어받아 정신을 가다듬고
다스리는데 힘써 성의를 다해 현인을 구했으니 기묘년간에 조광
조같은 사람이 있어 성리학으로 임금의 총애를 받아  임금을 아
버지같이 받들고 온몸을 나라에 바치며 한편 현인을 초청하여 슬
기로움을 넓이고 개연히 도를 만회하여 삼황오제를 따를 뜻이 있
었으므로 선비들 진동하고 백성들이 우러러보아 태평의 시대를
보게 되리라고  믿었으나 한가지 애석한것은 그가 출세한것이
너무 일러서 학문이 아직 대성하지 못하였고 함께 하던 신하중에
충현도 많았으나 이름을 좋아하는 사람도 섞여 있어 일에 너무
날카롭고 일의 순서가 맞지않았으며 임금의 마음을 바르게함을
기본으로 삼지않고 헛된 겉치례만을 앞세웠으니 간사한 무리들이
이를 갈고 기회를 만들어 틈을 엿보고 있는줄 알지못하다가
어진이들이 한꺼번에 그믈에 걸리고 말았으니 이때부터 사기가
상하고 국맥이 끊어지게 되여서 뜻있는 사람들의 한탄이 더욱
심해저 갔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