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보의 시공부

곡강2(曲江2)[두보의 시공부13]

새밀 2006. 8. 26. 09:45
 
      
      [두보의 시공부13]
      曲江2(곡강2)/미산 윤의섭 
      
      朝回日日典春衣  조정에서 나오면 봄옷을 잡혀 놓고
      조회일일전춘의
      每日江頭盡醉歸  매일 곡강에서 만취하여 돌아오네. 
      매일강두진취귀
      酒債尋常行處有  가는 곳마다 외상 술갑 있지만
      주채심상행처유
      人生七十古來稀  인생삶 칠십년은 예부터 드문 일. 
      인생칠십고래희
      穿花蛺蝶深深見  꽃사이 호랑나비 깊숙히 꿀을 빨고
      천화협접심심견
      點水蜻蜓款款飛  강물 위에 점을찍듯 잠자리가 난다.
      점수청정관관비
      傳語風光共流轉  풍광도 함께 흘러흘러가는데  
      전어풍광공류전
      暫時相賞莫相違  잠시나마 서로 위로하고 즐거움을 나누세.
      잠시상상막상위
      .............................................
      *朝回=퇴근    *典=저당잡힘 
      *盡醉=크게취함 *尋常=예사롭다 *穿花=꽃속깁숙히
      *蛺蝶=호랑나비 *蜻蜓=잠자리 *款款飛=두드리며날다
      *相賞=서로 즐기다       *莫相違=서로어긋나지않음
      曲江가에서 머물며 몇편의 시를 남겼는데 두번째 작품에 '古稀'가 나온다. 

      좌습유 左拾遺 벼슬로 조정에서 퇴근하면 곡강에 가서 옷잡 히고 술이 취해

      돌아온다. 습유란 나라의 중대한 일 가운데 빠뜨린 것이 없나, 잘 살펴보고,

      길에 떨어진 물건을 줍듯 챙기고 건의하라는 뜻에서 만든 직책이 아닌가?

       

      알아주지 않는 불우한 신세를 술로 달래다가 술 외상값에 몰리는 처지에

      전당포에 잡힌 봄옷을 찾지못하여 철지난 겨울웃을 입고 있는 남루함을

      표현하고 있다. 혹시 길바닥에 무엇 떨어것이나 없나 하고 두리번거리는

      형편이니, 이 궁색한 처지의 난해한 고뇌, 입고 있는 겨울 누더기보다 갚아야

      할 술값 따위 보다 천근만근 더 무거움이 짓누른 생애의 무게를 느끼며

      나의 존재란 얼마나 가벼운가?

       

      한낱 티끌처럼 이리저리 날리다가 흔적없이 사라져버릴 생을 살고 있지 않은가?

      하지만 내가 살면 몇 해나 더 살겠느냐? 
      옛부터 말하기를 사람은 칠십을 살기가 어렵다(人生七十古來稀)고 하지

      않았더냐? 대자연의 풍광과 소리 없는 말을 주고받는다.
      자연과 더불어 잠시나마 서로 위로하며 즐겨보자고. 시에서 古稀라는 말이

      나왔지만 자신은 고희와 달리 59세로 생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