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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LCC혁명`/세계 항공기업 5~6개로 재편될것

새밀 2018. 10. 13. 12:07

세계 항공기업 5~6개로 재편될것

매일경제 2018. 10.12

`중국발 LCC혁명`
왕정화 춘추그룹 회장

年 매출 3조3000억원
탑승객수 年 28% 성장

30년후 항공 운송시장
도로 달리는 비행기 점령

"티켓판매 시스템 개발
비용 80% 줄일수 있어
한국기업과 협업 원해"


◆ 제19회 세계지식포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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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정화 춘추그룹 회장이 11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9회 세계지식포럼에서 저비용항공(LCC) 시장의 변화와 판도를 소개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30년 후 세계 항공운송 시장은 어떻게 변할까.'

11일 중국 최대 저비용항공사(LCC)인 춘추항공의 왕정화 회장은 제19회 세계지식포럼에서 '30년 후 세계 항공운송 시장 8대 추세'를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대표적으로 그는 30년 후에도 여전히 4000㎞ 내외의 중·단거리 비행은 중형 항공기가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항공기 및 기술 조건에 큰 발전이 없다는 전제하에 세계 민간 항공은 여전히 4000~5000㎞ 거리는 중형기 위주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형 항공기는 여전히 발전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왕 회장은 미래에는 대형 항공기업 5~6개가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들어 특히 항공사 간 합병이 매우 많다"며 "자본이 묶여 있는 형태보다는 인수·합병을 통해 과점 시장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는 또 대륙 내 항로는 중소형 항공기를 갖춘 민간 항공이 장악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주·유럽·러시아·동북아시아·중동 등 8개 권역 내부에서는 중소형 항공기가 대륙 내 항로를 장악하고, 대형 비행기가 이들 사이를 연결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는 이 밖에도 6대 글로벌 항공그룹이 북미 2개, 유럽 2개, 아시아 2개로 재편될 것으로 예측하고 세계 항공기업은 민영회사가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중·단거리 노선은 저비용 모델로, 장거리 노선은 서비스 모델 위주로 운영된다. 도시 도로를 달릴 수 있는 비행기가 시장을 점령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내놨다.

왕 회장은 '중국발 LCC 혁명' 세션의 연사로 나서 무일푼 공무원이 세운 회사가 중국 최대 LCC로 거듭나게 된 비결도 소개했다. 춘추항공은 중국뿐 아니라 전 세계 LCC 업계를 선도한다고 볼 수 있는 기업이다. 여행사를 운영하던 왕 회장은 2003년 중국 항공사업 민간 개방이 본격화한 직후인 2004년 춘추항공을 설립했는데, 불과 14년 만에 연매출 200억위안(약 3조3000억원)에 고용 직원만 1만여 명에 달하는 기업이 됐다.

총 운송 인원 역시 2005년 18만명이던 승객이 지난해 1717만명으로 성장해 연평균 28%의 증가율을 보이면서 올해 누적 운송인원 1억명을 돌파했다. 특히 93%라는 경이로운 평균 탑승률은 13년 연속 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날 세션의 좌장으로 나선 허희영 한국항공대 교수는 "한국의 LCC가 80% 초반의 탑승률을 유지하는 것을 감안하면 춘추항공이 굉장히 효율적으로 생산단가를 낮추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최근 춘추항공은 투자를 통해 LCC 업계 잠재력을 확인할 기회를 가졌다. 지난달 27일 중국 남방항공의 주식 1.63%를 8억4600만위안(약 1395억5000만원)에 사들였는데 이튿날 남방항공의 주식이 폭등했기 때문이다.

왕 회장은 "우리 역시 이 같은 주가 상승은 예상하지 못했다"며 "시장이 춘추항공의 잠재력을 알아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수성가의 대표답게 기업 경영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명확하게 보여주기도 했다. 왕 회장은 특히 임직원의 주인의식을 강조했는데, "춘추그룹의 모든 임직원은 하루 13~15시간 연중무휴로 일하고 있으나 춘추에 밝은 미래를 위해 후회가 없다고 한다"며 "현재 함께 일한 지 30년 된 임직원 20여 명은 억만위안장자가 됐고, 20여 년 같이 일한 100여 명은 천만위안장자가 됐다"고 말했다.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터라 그는 한국의 주 52시간 근무제에 대한 설명을 듣고 비판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왕 회장은 "경제를 이해하지 못하는 정책"이라며 "이 같은 정책은 노동자는 물론 기업에도 안 좋고 심지어 세수가 줄어 국가에도 좋지 않다"며 "정부는 반드시 기업을 응원해줘야 하고 더 큰 시장을 열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 시장과의 협업에 대한 청사진도 내놨다. 왕 회장은 "사실 한국의 이스타항공과는 협력을 했었고 최근에도 협력을 논의했다"며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자체 개발한 티켓 판매 시스템을 이용하면 비용 70~80%를 줄일 수 있는데, 한국 기업과 이런 분야에서 적극적인 협력을 추진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