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추월이 일어나는 파괴적 혁신
제이 새밋 지음 / 이지연 옮김 / 한국경제신문 / 356쪽 / 1만6000원
세상에 없던 사업 일군 기업가들
자신의 강점 정확히 진단하고
업계 분석해 혁신 기회 찾아
아이디어 원천 '태도' 강조
제이 새밋 지음 / 이지연 옮김 / 한국경제신문 / 356쪽 / 1만6000원
세상에 없던 사업 일군 기업가들
자신의 강점 정확히 진단하고
업계 분석해 혁신 기회 찾아
아이디어 원천 '태도' 강조

밀크티 프랜차이즈 업체인 공차코리아를 설립한 뒤 340억원에 회사를 매각, 화제를 모은 김여진 전 대표 역시 전문 경영인이 아니라 평범한 주부였다. 외국계은행에서 일하던 호주인 남편 근무지인 싱가포르에서 처음 맛본 밀크티에 반한 그는 “한국에 점포를 내면 잘되겠다”는 생각에 대만 공차 본사를 수차례 찾아가 국내 판권을 따냈다.

거리의 곡예사였던 랄리베르테는 발레·연극·뮤지컬 같은 예술적 요소를 도입해 서커스를 성인이 즐기는 문화콘텐츠로 발전시켰다. 사진은 그가 만든 ‘태양의 서커스’의 공연 모습. /한경DB
일본 여행을 떠나 전통식 디저트를 먹어보고 동남아시아 여행에서 밀크티를 마셔본 사람은 수없이 많았다. 같은 것을 봐도 ‘그런가 보다’ 하고 지나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대박 스토리의 주인공들처럼 그 속에서 교훈을 얻고 자기 것으로 만드는 사람이 있다. 이 차이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부의 추월이 일어나는 파괴적 혁신》의 저자 제이 새밋은 ‘태도’에서 답을 찾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문제를 발견하는 데서 그치지만, 자수성가한 사람들은 ‘파괴적 혁신’을 통해 그 이면에 숨은 ‘수요’를 발견한다는 것이다.
저자가 말하는 ‘파괴적 혁신’이란 청동검과 철기검의 싸움이 아니라, 영화 ‘레이더스’에서 아랍인 검투사가 육중한 칼을 휘두르며 달려들 때 무심한 듯 권총을 꺼내 검투사를 쏴버리는 인디아나 존스의 한방 같은 것이다. 청동검이든 철기검이든 권총 앞에서 속수무책이듯, 기존 사업이나 비즈니스 모델을 일순간에 바꿔버리는 것이 파괴적 혁신이다. 이 같은 파괴적 혁신은 자신의 내적 가치사슬을 어떻게 파악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일종의 자기성찰이다. 자신을 제대로 파악하고 강점을 정확히 진단할 수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파괴적 혁신을 일으키는 아이디어는 우연히 갑자기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체계적이고 주의 깊은 관찰을 통해 만나게 된다고 강조한다. 창업을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일본 유학에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경험하며 방법을 모색하지 않았다면 설빙의 ‘인절미 빙수’는 세상에 나타날 수 없었다. 집을 담보로 걸고 전 재산을 판권 사는 데 쏟아부었기 때문에 ‘실패하면 길바닥에 나앉아야 한다’는 절박감과 용기는 공차코리아 성공의 밑거름이 됐다.
혁신을 주도하는 사람들은 본인의 가치사슬을 분석해 자신만이 가진 재능과 능력을 정확하게 집어낸 뒤 업계의 가치사슬을 분석해 혁신의 기회를 찾아냈다. 저자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 많은 사업가가 어떻게 가치사슬을 분석해 성공했는지 소개한다. 구텐베르크는 포도즙 압착기의 가치사슬을 분해해 인쇄기를 발명, 지식의 대중화를 이뤄냈다. 캐나다에서 길거리 공연을 하던 기 랄리베르테는 서커스의 가치사슬을 파악해 ‘태양의 서커스’로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공연장들을 점령하고 억만장자가 됐다. 저자는 자신을 엄청난 부자로 이끈 경험담과 함께 파괴적 혁신가와 혁신 기업의 일화를 동원해 파괴적 혁신이 개인 차원에도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 낱낱이 보여준다.
이틀마다 억만장자가 탄생하고 있다. 역사상 지금보다 더 쉽게 부자가 될 수 있는 시대는 이제껏 없었다. ‘나와 똑같은 24시간을 보유한 부자들이 나와 다르게 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남들이 모두 놓친 그 기회를 그 사람들은 어떻게 찾아냈을까? 어떻게 하면 나도 그들처럼 세상을 볼 수 있을까?’
김은섭 < 경제전문 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