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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따끈 새책] ‘애프터 크라이시스’…위기 후 10년, 다음 승자와 패자는/중국?

새밀 2017. 12. 11. 09:58

부채로 얻은 성장…2018년 세계 경제 대위기 진앙지는 중국?

[따끈따끈 새책] ‘애프터 크라이시스’…위기 후 10년, 다음 승자와 패자는 누구인가

머니투데이 김고금평 기자 |입력 : 2017.11.25 06:50|조회 : 5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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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로 얻은 성장…2018년 세계 경제 대위기 진앙지는 중국?
아직 상황은 괜찮은 듯하다. 2018년이 다가올 날이 한 달 정도 남았으니. 미국은 셰일 오일 혁명과 실리콘밸리를 위시한 기술혁명, 제조업 등에 유입되는 투자액 규모, 꾸준히 증가하는 노동인구 비율 등에서 호조를 보이고 있다. 독일과 남아시아 역시 상승세고, 한국은 안정적 부채 규모나 정부 개입의 효율성 등에서 의외로 좋은 점수를 받고 있다.

그렇다고 ‘10년 주기 위기설’을 피해갈 수 있을까. 1997년 IMF 외환위기로 시작된 세계 경제의 추락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쳐 다가올 2018년 침체를 예고하고 있다.

징후는 농후하다. 지금 상황이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가 터지기 전과 비슷하기 때문. 당시 미국 시카고에서 중국 충칭까지 세계는 유례없는 호황을 겪으며 ‘황금시대’의 시작을 알렸다. 그러나 결과는?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 도돌이표처럼 위기 징조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탈세계화 흐름, 정치 포퓰리즘, 불평등 증가, 노동인구 감소 등 만만치 않은 징후들이 2018년을 ‘어두운 해’로 그리고 있다.

지난 25년간 전 세계 구석구석을 돌아다닌 저자는 국가 경제의 미래에 영향을 미칠 수천 가지 요소들을 추려 글로벌 경제의 승자와 패자를 구분하는 10가지 규칙을 찾았다. 최소 10년간 6% 성장을 유지하는 데 성공한 2차 세계대전 이후 56개 신흥국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포함해 저자가 직접 연구한 결과들이다.

그중 몇 가지만 추리면 △생산가능인구가 늘어나는가 △대중의 지지를 받는 개혁적 지도자가 있는가 △불평등이 성장을 위협하는가 △경제에서 투자 비중이 늘어나는가 △부채가 경제 성장보다 빨리 늘어나는가 △세계 언론은 그 나라를 어떻게 묘사하는가 등이다.

저자는 이 가운데 ‘부채’ 항목에 시선을 집중한다. 이를 근거로 위기의 시작을 2018년으로 보고, 그 근원지는 중국이라고 지목한다. IMF에 따르면 글로벌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2% 이하로 떨어지는 세계적인 경기 침체가 1970년 이후 총 5번 있었고, 이 같은 위기는 모두 미국에서 시작됐다. 세계 2대 경제국가로 부상한 중국은 매년 글로벌 GDP에 가장 크게 기여하는데, 2015년 중국의 경기 둔화로 글로벌 경제는 불과 2.5% 성장에 그쳤다.

저자는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중국에서 1달러 성장률을 보이기 위해 4달러의 부채가 필요하다”며 “중국의 부채 위기는 시장의 변동성과 훨씬 더 낮은 성장을 가져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제성장률보다 높은 부채증가율이 5년 이상 지속했다면 성장률 하락이 이어지고, GDP 대비 부채 규모가 5년간 40%포인트 이상 증가했다면 경제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저자의 경고다. 중국의 GDP 대비 민간부문 부채는 지난 5년간 80%포인트가 늘었다.

민간과 공공부분 부채를 합하면 GDP의 250%로 미국과 비슷하다. 일본의 400%보다 적지만 1인당 소득이 1만 달러에 불과한 중국의 부채 부담 능력은 1인당 소득 5만 달러에 이르는 미국이나 일본의 그것보다 크게 낮을 수밖에 없다. 2007년 이후 증가한 세계 부채 57조 달러 가운데 3분의 1이 넘는 21조 달러가 중국에서 증가했다.

저자는 또 인구 증가가 성장을 보장하지는 않지만, 역사적으로 인구성장 없이 경제 성장은 없었다고 말한다. 저자에 따르면 발전하는 국가들은 연간 GDP의 25~30% 이상을 투자했고, 40% 이상 투자할 경우 성장은 급격히 둔화됐다.

석유 매장량은 석유산업 이외의 다른 산업의 발전을 가로막는다. 1959년 북해 유전의 발견 이후 네덜란드 경제가 몰락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좋은 투자는 제조업에의 투자이고, 가장 나쁜 투자는 부채를 유발하는 부동산과 자원분야에의 투자다.

글로벌 투자운용회사 모건스탠리의 글로벌 전략가인 저자는 “2차 대전 이후 25년 이상 7% 넘게 성장한 국가는 13개국인데, 이 가운데 6개 국만이 소득이 높아질 때까지 계속 성장했고 이 중 5개 국이 제조업이 발달한 국가”라며 “계속된 경제 번영에 대한 환상이 고갈된 지금, 트렌드가 아닌 패턴을 따라 분석하는 지혜를 통해 대책 없는 낙관론도, 유행했던 비관론도 모두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